심영희 학부모 (춘천 봄내초 3학년 박성윤 어머니)

여러 명의 아이들이 빙 둘러서서 전학 온 나를 이유도 없이 때려 맞은 적이 있었다.
복도 청소를 나만 시키거나 외톨이로 만들기도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이들은 약자를 괴롭힌다.
9살 때 있었던 일들을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하는 것을 보면 작은 폭력이든 큰 폭력이든 그 사람의 인생에 주홍글씨가 새기게 되나 보다.
그나마 잊고 살 수 있었던 것은 놀이 문화가 많이 있었다는 것이다.
방과 후가 동네 아이들과 오빠, 누나, 동생 할 것 없이 모두 다 어울려 단방구를 한다거나 목자놀이, 술래잡기, 공기, 비사치기 등 다양한 놀이로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함께 어울렸다.
학교의 운동장이 모든 아이의 놀이터의 장이면서 부모가 집에 없으면 학교 운동장에서 신나게 놀았다.
그 시기에는 TV보다는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이 더 즐거운 일이었다.
직접 몸을 부딪혀가며 생각이 다르면 서로 싸우기도 하고 넘어지기도 하고 뒤엉키기도 하면서 말이다.
점점 놀이 문화가 줄어들고 공부의 열풍, 인터넷 문화가 대중화되고 있다.
아이들이 더 단단해지면서 자라가야 하는데 요즘의 아이들은 게임, 대중매체, TV 프로그램에 빠져 혼자 놀이를 즐기고 있다.
그러니 몸도 마음도 점점 더 약해지는 것이 아닌가.
과학문명의 발전은 우리의 생활을 편리하게 하지만 이면에는 또 다른 문제점이 생겨나 부작용을 초래한다.
주5일 수업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걱정이 앞선다.
아이들 개인의 특기와 적성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제적인 부담없이 참여해야 할 텐데 말이다.
방과후 프로그램과 주말 프로그램은 아이들이 마음껏 즐길 수 있어야 한다.
틈새로 생겨나는 폭력이 없도록 말이다.
폭력에는 피해자, 가해자, 방관자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폭력이 일어나기 전 예방 프로그램을 도입해 모두가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내가 곧 피해자이고 가해자이고 방관자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아이는 어떤 환경에 처해 있든지 사랑받고 존중돼야 한다.
내 아이만을 주장하지 말고 내 아이의 친구도 소중하다는 생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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