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진 혁 선생님 <춘천 남부초교 교사>
올해 신규발령을 받고 춘천남부초등학교에서 5학년을 맡고 있다. 개학 전 날, 첫 제자들과의 만남에 대한 기대감과 설렘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할 정도로 가슴벅차게 교직생활은 시작되었다.첫 수업부터 헤매고, 아이들 이름도 바꿔서 부르고, 전달사항을 제대로 전달해주지도 않던 초보선생님에서 이제 제법 테가 나는 선생님으로 발전하고 있다. 거기에는 우리반 아이들의 맑은 눈망울과 어설픈 선생님을 믿고 따라준 아이들의 믿음이 큰 힘이 되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그 아이들의 맑은 눈망울이 점점 힘이 없어지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선생님 청소 내일하면 안돼요? 저 학원 늦어요.’ 내가 선생님이 되어서 많이 듣는 말 중 하나다. 학교가 끝나자마자 긴장의 끈을 잠시도 놓을 시간이 없이 아이들은 학원에 가야만 한다. 적게는 한 곳에서 많게는 세 곳 이상을 다닌다.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은 밤 늦은 시각이 되어서야 비로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학교에서 부족했던 공부를 학원에서 보충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도움이 많이 되긴 한다. 하지만 내가 우려하는 점은 즐거워야할 공부가 쉴 틈 없이 학원에 다니면서 자칫 아이들에게 고통으로 여겨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는 아이다워야 한다고 믿는다. 마음껏 뛰어놀고 친구들과 열심히 노는 것이 아이답다고 생각한다. 내 첫 제자들의 아이다움을 되찾아 주기 위해서, 학교 공부에 부족함이 없도록 준비하는 것을 올해, 아니 앞으로 내가 교사의 길을 걸으면서 항상 마음속에 간직해야할 첫 번째 목표로 정했다.
어서 내일이 와서 아이들이 저 교실문을 열고 들어오길 바라며, 초보선생님은 많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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