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옥 (춘천초교 2학년 정경민 어머니)
지루한 장마와 집중호우에 이은 무더위로 사람들은 몹시 지치고 힘겨워 보인다. 잘못 건드리면 폭발해 버릴 듯한 표정들, 걸핏하면 사소한 일에도 벌컥 화를 내고 짜증 내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현상을 단지 여름날의 날씨 탓만으로 돌릴 수 있을까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으니까 행복하다.’라는 문구가 퍼뜩 떠오른다. 모든 게 마음에 달렸다는 말이다.
이번 여름방학을 돌이켜 가장 의미 있는 일을 꼽으라면, 강원일보에서 주최하는 ‘어린이 웃음 교실’에 딸아이와 함께 참여했던 일이다. 웃는 거야 기분이 좋고 재미있을 때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지, 굳이 웃음을 주제로 하는 교육도 있나 싶었는데, 불과 1분 동안 맘껏 웃는 일이 엔도르핀, 쾌감호르몬을 만들어내며 면역력을 강화시키고 스트레스를 줄이며 직접 몸을 움직여 운동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준다는 사실을 알고 놀랍기만 했다.
우리집은 웃음보다는 내 잔소리가 더 많았었던 게 사실이다.
딸아이가 남보다 공부도 잘 하고 상도 많이 받아오기를 바라는 여느 엄마와 다를 바 없는 사람이다. 그러다 보니 딸아이가 놀고 있을 때면 공부하라고 소리치고, 학습지 하나라도 더 시켜야 되는 것 아닌가 하고 불안했다.
하지만 이젠 집에서 기르는 흑염소, 고양이, 강아지들과 뛰어노는 모습, 실내 빙상스케이트장에서 땀이 나도록 얼음을 지치고, 손이 쪼글쪼글해지도록 하루 종일 수영장에서 노는 모습, 요즘엔 S보드 타는 재미에 푹 빠져 있는 모습 모두가 밝고 건강해 보인다.
딸아이가 맘껏 웃고 행복해 하면 그게 바로 엄마의 행복이 아닌가. `웃음 교실'을 참여하고나서 나의 생각과 인생관이 바뀌고 생활도 달라진 것이다.
딸아이도 미간을 찌푸리던 습관을 고쳤다. 딸아이가 화를 내려고 할 때면, “경민아, 웃어야지.” 하고 내가 먼저 입꼬리를 올리고 크게 웃다보면, 딸아이도 함께 웃는다.
그리고 짜증을 내려 했던 일을 다시 돌이켜 좋게 이야기하고 해결해 내는 것이다. 억지로라도 웃으면 생각도 긍정적으로 바뀌게 되는 것을 느낀다.
‘웃는 낯에 침 못 뱉는다.’는 속담도 있듯이 웃음은 인간관계를 부드럽고 아름답게 만들며, 옆사람에게 쉽게 전파되는 것이다.
웃음은 육체적, 정신적인 건강을 가져오고 생활을 즐겁게 만드는 묘약과 같은 것이다. 무더운 여름을 보내며 지금 당장, 크게 소리 내어 웃어 보자. 행복이 우리 옆에 와 있을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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