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현 학부모(춘천 봄내초교 3학년 최슬기 어머니)
결혼 전 학생이었던 때나, 두 아이의 학부모가 된 지금이나 새 학년에서 만나게 될 선생님과 친구들에 대해 품게 되는 기대감과 설렘은 변함이 없나 봅니다.초등학교 3학년이 된 둘째 아이가 어느 날 담임선생님이 남자라고 좋아라하며 현관문을 들어서더군요.
남자 담임선생님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저는 아이의 마음과는 달리 걱정이 앞섰습니다.
학창시절에 보아온 남자선생님에 대한 무섭다는 선입견과 또 두 아이를 키우면서 처음 만나는 남자 선생님이라 걱정이 컸던 것입니다.
제 어리석은 생각을 바꾸게 된 계기는 학부모 총회를 다녀 온 후 부터입니다.
그날 체육관에 모인 학부모들을 향해 교감선생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학교에 네 분밖에 안 계시는 남자선생님을 담임선생님으로 만난 것은 크나큰 행운이며 학부모들도 생각을 바꿔보세요”
교감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생각을 바꿔보기로 했습니다.
생각을 바꾸니 선생님의 새로운 모습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에게 무섭게만 대하지 않을까 염려했던 제 생각과는 달리 여자선생님 못지않은 섬세함으로 아이들을 챙겨 주셨습니다.
사랑으로 대하시는 선생님의 모습을 보니 걱정했던 제 모습이 부끄러워졌답니다.
작은 아이는 매주 수요일 신문을 챙겨서 학교에 가고 있습니다.
담임선생님께서 아침활동시간에 진행하는 NIE(신문활용교육)를 위해 준비해 가는 것이지요.
처음에는 짧은 시간에 이루어지는 수업이라 단순히 신문 스크랩만 하겠거니 생각했는데 작은 아이의 이야기를 듣고 제가 또 잘 못 생각하고 있었음을 깨달았습니다.
담임선생님께서는 아침활동시간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수요일 1교시 시간을 할애합니다.
아침 NIE수업은 활동으로만 그치지 않고 NIE 결과를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답니다.
작은 아이는 수요일 아침활동시간에 하고 있는 NIE를 통해 신문 보는 방법도 배우고, 발표력도 키울 수 있어서 수요일이 기다려진다고 합니다.
새 학기가 시작된 지도 50여일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큰아이와 작은아이 모두 좋은 선생님과 친구들 속에서 잘 적응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참으로 감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두 아이들을 믿음으로 지켜보듯, 새롭게 만난 선생님을 신뢰한다면 올 한 해도 우리 아이들은 자신감 넘치고 용기 있는 어린이로 성장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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