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순 학부모(춘천 동부초교 4학년 4반 김지민 어머니)

식구가 다섯이다 보니 자주 있는 일은 아니라서 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했다.
이 모습에 주머니를 만져보며 시험공부 못하고 학교 가는 아이처럼 터덜거리며 따라갔다.
예상대로 고기값은 물가가 오름에 같이 뛰어 있었다.
아이들이 앉아 기다리는 모습이 많이 커 보였다.
그런데 나는 고기값을 따지며 주변 사람들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이 셋을 데리고 온 집은 우리뿐이었다.
우리 앞 테이블은 외동아들을 데리고 심심하게 앉아 있었다.
부러웠다.
나도 첫 아이가 어렸을 땐 단출하고 오붓하게 앉아 여유 있는 외식을 즐긴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4인 가족 앉으라고 마련한 식탁에 다섯 식구가 북적거리며 앉아 있어야 한다.
내 돈 내고 먹으러 온 식당인데 왜 이렇게 시선이 의식되는지 모르겠다.
‘아이가 좀 많구나’라는 사실을 인정하며 고기를 구웠다.
고기를 구우면서 난 생뚱맞게 친정엄마가 생각났다.
젓가락이 바쁘게 오가는 도중에 내입은 심심하고 술만 들이키는 신랑도 안스러웠다.
우리 엄마도 이렇게 아이 셋 키우면서 입이 많이 한가하셨겠구나.
항상 엄마는 입을 것 못 입 고 먹을 것 못 먹고 우리 3남매를 키웠다며 말씀하셨는데, 우습게도 맛있게 먹는 아이들을 보며 새삼 친정 엄마가 보고 싶었다.
“왜 엄마는 그렇게 우릴 키웠어? 엄마도 다 하고 살지”
그렇게 생각했는데 이제야 엄마의 말씀이 내 현실이 돼 부모라는 사실이 실감이 났다.
부모님께 받은 사랑이 너무 큰 울타리에 둘러 쌓여서 보지도 못하고 볼 수도 없었다.
이번 휴일에 부모님께 맛있는 고기를 사드려야겠다.
저작권자 © 어린이강원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