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셋 키우다 알게 된 부모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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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셋 키우다 알게 된 부모님 사랑
  • 어린이강원일보
  • 승인 2011.06.2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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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순 학부모(춘천 동부초교 4학년 4반 김지민 어머니)
며칠 전 아이들과 함께 오랜만에 고기 집을 갔다.

식구가 다섯이다 보니 자주 있는 일은 아니라서 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했다.

이 모습에 주머니를 만져보며 시험공부 못하고 학교 가는 아이처럼 터덜거리며 따라갔다.

예상대로 고기값은 물가가 오름에 같이 뛰어 있었다.

아이들이 앉아 기다리는 모습이 많이 커 보였다.

그런데 나는 고기값을 따지며 주변 사람들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이 셋을 데리고 온 집은 우리뿐이었다.

우리 앞 테이블은 외동아들을 데리고 심심하게 앉아 있었다.

부러웠다.

나도 첫 아이가 어렸을 땐 단출하고 오붓하게 앉아 여유 있는 외식을 즐긴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4인 가족 앉으라고 마련한 식탁에 다섯 식구가 북적거리며 앉아 있어야 한다.

내 돈 내고 먹으러 온 식당인데 왜 이렇게 시선이 의식되는지 모르겠다.

‘아이가 좀 많구나’라는 사실을 인정하며 고기를 구웠다.

고기를 구우면서 난 생뚱맞게 친정엄마가 생각났다.

젓가락이 바쁘게 오가는 도중에 내입은 심심하고 술만 들이키는 신랑도 안스러웠다.

우리 엄마도 이렇게 아이 셋 키우면서 입이 많이 한가하셨겠구나.

항상 엄마는 입을 것 못 입 고 먹을 것 못 먹고 우리 3남매를 키웠다며 말씀하셨는데, 우습게도 맛있게 먹는 아이들을 보며 새삼 친정 엄마가 보고 싶었다.

“왜 엄마는 그렇게 우릴 키웠어? 엄마도 다 하고 살지”

그렇게 생각했는데 이제야 엄마의 말씀이 내 현실이 돼 부모라는 사실이 실감이 났다.

부모님께 받은 사랑이 너무 큰 울타리에 둘러 쌓여서 보지도 못하고 볼 수도 없었다.

이번 휴일에 부모님께 맛있는 고기를 사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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