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수 학부모(만천초교 3학년 2반 박태영 학생의 어머니)
“하하하, 호호호”어제 우리 집에 오게 된 새 식구가 아이들의 웃음을 만들어 내고 있다.
‘토이’라는 이름의 갈색 푸들, 아이들의 간절한 소망에 나는 더 이상 고집을 내세우지 못했다.
토이는 우리 집에 오자마자 내가 아이들에게 줄 수 없었던 웃음과 행복을 선물했다.
토이와 함께 노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어린 시절로 과거여행을 떠나봤다.
강아지, 고양이, 새 등 친정엄마는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다 키우게 하셨다.
지금에야 엄마의 수고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
엄마는 싫은 기색 하나 보이지 않고, 기꺼이 딸아이의 즐거움을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으셨다.
엄마의 사랑이 애잔한 감동으로 가슴 깊이 스며든다.
나는 딸들에게 어떤 엄마일까? 아이들보다 내 입장을 앞세우며 다그치는 엄마로 살았다.
아이들 생각보다 내 생각이 우선이었고, 아이들이 또래들과 누려야할 즐거움을 잊은 채 그저 현실에서 낙오될까 두려워 그들만의 기쁨을 차단한 채 채찍질만 가했다.
그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위안하면서 말이다.
아이들 역시 그렇게 생활하는데 길들어서, 들꽃이 주는 감동도, 비가 내리는 창가에서 바라보는 바깥 풍경과 모차르트의 음악 같은 빗소리도, 한겨울 따뜻한 햇살의 고마움도 느끼지 못하고 살고 있다.
애당초 하늘 한 번 바라 볼 시간도 없이 살아 온 것이다.
나는 이제 내려놓음을 연습하려 한다.
순간순간 습관을 버리지 못해 마녀처럼 변해버리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줄지라도 아이들과 함께 엄마에서 어머니로 성숙해지려 한다.
빈 곳만 보면 무조건 채워야 성이 차는 우리의 욕심이 우리를 얼마나 병들게 하는지 모른다.
채울수록 더욱 커지는 욕심.
더 크고, 더 새롭고, 더 아름답고, 더 비싼 것으로 바꾸어도 채워지지 않는 우리의 욕망.
이제는 비워야 할 때다.
빈 공간의 여유로움과 아름다움을 다시 한 번 누려보자.
그때 우리는 또 다른 세상을 보게 될 것이다.
사랑, 평화, 기쁨, 행복이 가득한 세상 말이다.
내게 또 다른 세상을 열어준 새 식구 ‘토이’에게 감사와 사랑을 보낸다.
아∼ ‘토이’가 내 양말 위에 오줌을 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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