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답게 마음껏 뛰어 놀거라”
김 진 혁 선생님 <춘천 남부초교 교사>
2006-07-12 어린이강원일보
첫 수업부터 헤매고, 아이들 이름도 바꿔서 부르고, 전달사항을 제대로 전달해주지도 않던 초보선생님에서 이제 제법 테가 나는 선생님으로 발전하고 있다. 거기에는 우리반 아이들의 맑은 눈망울과 어설픈 선생님을 믿고 따라준 아이들의 믿음이 큰 힘이 되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그 아이들의 맑은 눈망울이 점점 힘이 없어지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선생님 청소 내일하면 안돼요? 저 학원 늦어요.’ 내가 선생님이 되어서 많이 듣는 말 중 하나다. 학교가 끝나자마자 긴장의 끈을 잠시도 놓을 시간이 없이 아이들은 학원에 가야만 한다. 적게는 한 곳에서 많게는 세 곳 이상을 다닌다.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은 밤 늦은 시각이 되어서야 비로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학교에서 부족했던 공부를 학원에서 보충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도움이 많이 되긴 한다. 하지만 내가 우려하는 점은 즐거워야할 공부가 쉴 틈 없이 학원에 다니면서 자칫 아이들에게 고통으로 여겨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는 아이다워야 한다고 믿는다. 마음껏 뛰어놀고 친구들과 열심히 노는 것이 아이답다고 생각한다. 내 첫 제자들의 아이다움을 되찾아 주기 위해서, 학교 공부에 부족함이 없도록 준비하는 것을 올해, 아니 앞으로 내가 교사의 길을 걸으면서 항상 마음속에 간직해야할 첫 번째 목표로 정했다.
어서 내일이 와서 아이들이 저 교실문을 열고 들어오길 바라며, 초보선생님은 많은 생각을 해본다.